천문류초의 내용은 참으로 신비합니다.
천문학자 이순지가 세종대왕께 보고한 천문보고서!
이땅의 모든 백성들이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복본

* 천문류초_우레(雷)

우레는 양과 음이 부딪치며 움직여서 만물을 생하게 하는 것이다.

음과 양이 서로 부드럽게 부딪치면 우레(雷)가 되고,
격렬하게 부딪치면 천둥(𩃀)이 된다.
천둥과 우레의 뒷소리가 영영하게 울리면 만물이 빼어나게 된다.

음기가 엉겨서 모일 때,
양이 그 안에 있으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떨치며 부딪쳐서 우레와 천둥이 된다.

우리게 2월달에 땅에서 나와 180일 동안 있다가
8월달에 땅으로 들어가서 180일 동안 있게 된다.

우레가 땅에 들어가면 뿌리와 씨를 잉태해 기르고,
칩거해 있는 벌레들을 보호해 감추어주는 등 극성해진 음의 침해를 피하게 한다.

또 땅에서 나오면 양육하고 길러 꽃피고 열매맺게 하며,
숨고 엎드려 있던 것을 발양시키는 등, 성대해진 양의 덕을 잘 선양한다.
들어가면 해로움을 제거하고, 나오면 이로움을 일으키니 임금의 상이다.

우레는 양의 소리이니, 때가 아닐 때 나오면, 신하가 임금의 권력을 훔치는 상이다.
또 우레가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정치를 너무 관대하게 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조짐이다.

구름이 없으면서 우레만 있는 것을 '요사스러운 북소리(고요 鼓妖)'라고 한다.
 
유향이 말하기를
'우레와 천둥은 구름에 의탁하니, 마치 임금이 신하에게 의탁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구름이 없이 우레만 있는 것은 임금이 아랫사람을 긍휼히 여기지 않는 것으로,
아랫사람이 장차 배반하는 형상이 된다'고 하였다.

경방역전에 말하기를
'나라에 장차 임금이 바뀌려면 아랫 사람이 고요히 있지를 않고,
나라가 흉하려면 병란이 있게 된다'고 하였다.

(완)